세종 천년고찰 비암사에서 만나는 800년 느티나무 힐링

세종 천년고찰 비암사,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힐링 명소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다방리에 위치한 천년고찰 비암사는 도심의 고층 아파트를 벗어나 막 모내기를 시작한 논 사이를 30분가량 달리면 만날 수 있는 고요한 사찰입니다.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비암사는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자리 잡아 방문객들에게 평화로운 힐링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백제 마지막 사찰로 추정되는 비암사의 역사

비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 소속으로, 백제의 마지막 사찰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한 창건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사찰 내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국보 제106호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에 새겨진 '계유년(673년)'과 '혜명대사'라는 명문을 통해 673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양한 문화재와 건축물

비암사에는 대웅전, 극락보전, 명부전, 요사채, 범종각, 삼층석탑, 설선당, 산신각 등 다양한 시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보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과 보물인 기축명아미타불비상,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 그리고 세종시 지정 유형문화재인 삼층석탑과 영산회 괘불탱화, 극락보전이 주요 문화재로 꼽힙니다.

비상(碑像)은 비석 모양의 돌에 불상을 조각하거나 글을 적은 것을 의미하며, 괘불(掛佛)은 그림으로 그려 걸어 놓은 부처를 뜻합니다. 탱화(幀畵)는 천이나 족자에 부처나 보살, 성현, 경전의 일화를 그린 불화를 말합니다.

800년 넘은 느티나무와 삼층석탑

비암사로 오르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800년이 넘은 세종시 보호수인 거대한 느티나무입니다. 이 느티나무는 흉년에는 잎이 아래에서 위로 피어나고, 풍년에는 위에서 아래로 피어난다고 전해집니다. 방문 당시에는 올해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비암사 마당에는 1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린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1982년 복원 공사로 기단부가 보완되었으며, 지붕돌과 받침 구조로 보아 고려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탑에서 국보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을 비롯한 불비상들이 발견되어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에 소장 중입니다.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의 극락보전과 소조아미타여래좌상

극락보전은 팔작지붕 형태로 화려하고 장식적인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을 보여줍니다. 지붕은 하늘을 날아오르는 듯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극락보전 앞 자목련 나무에는 보라색 꽃잎이 남아 있어 이른 봄 방문 시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극락보전에는 서방 정토를 주재하는 아미타불인 전의 비암사 소조아미타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나무 골격에 진흙을 붙여 만든 대형 소조불상으로, 개성 있는 얼굴과 낮게 표현된 무릎이 특징이며 조선시대 불상 양식 연구에 중요한 자료입니다. 소조아미타여래좌상 위에는 화려한 닫집이 올려져 있습니다.

대웅전과 명부전, 그리고 다양한 전각

대웅전 한쪽에는 비암사에서 발견된 불비상을 본뜬 모조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국보인 계유명전씨아미타불삼존석상, 기축명아미타불비상,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 등 다양한 불상이 소개되어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모시고 죽은 이의 넋이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전각이며,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방과 생활 공간인 설선당, 정겨운 장독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 범종각 등도 비암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영산회괘불탱화와 산신각

대웅전 앞에는 괘불탱화를 거는 괘불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비암사에서는 매년 한 차례 영산회괘불탱화를 걸고 재를 올리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이 괘불탱화는 가로 486cm, 세로 658cm 크기로, 영취산에서 석가여래가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1657년 작품입니다. 평소에는 볼 수 없고 연 1회 공개되어 더욱 특별합니다.

비암사 가장 높은 곳에는 산신각이 위치해 있으며, 호랑이와 노인으로 묘사된 산신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산신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고요한 시간

비암사 경내를 거닐며 풍경 소리를 들으면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이후 방문해 방문객이 많지 않아 조용히 사색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돌탑 위에 소원을 담아 돌을 얹는 방문객들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세종 전의면 비암사는 자연과 고요함이 어우러진 힐링 명소로,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다양한 문화재들이 그 가치를 증명합니다. 비암사 방문과 함께 세종시립민속박물관을 둘러보면 세종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비암사 위치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비암사길 137